🏃‍♂️하루키는 어디서 글을 썼을까?✍️💿

2022. 10. 19.

작가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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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방 #5

무라카미 하루키
Haruki Murakami(1949~)

📍도쿄의 집필실(일본)

무라카미 하루키는 도쿄 아오야마에 있는 평범한 건물 6층 사무실에서 글을 씁니다. 이 상당히 단조로운 공간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벽 전체를 가득 메운 레코드판이죠. 1만 장이나 되는데, 거의 대부분이 재즈랍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실제로 그는 음악과 글쓰기에 리듬, 선율, 조화, 즉흥성 등 네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무라카미는 도쿄에서 재즈 클럽을 운영하면서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에는 재즈 클럽이 문을 닫은 새벽녘에야 겨우 올리베티 타자기 앞에 앉을 쓸 수 있었죠.

그는 새벽 4시에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책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여섯 시간 정도 글을 쓰는 데만 집중합니다. 오후에는 달리거나 수영하거나, 혹은 두 가지를 모두 하고 나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다가 저녁 9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요. 그는 이런 시간을 통해 글을 쓸 에너지를 충전한다고 해요.

무라카미의 책상에는 수집품이 참 많은데요. 거미가 새겨진 발 모양 목공예품(라오스 여행 기념품), 위에 말벌 장식이 달린 대리석 조각품(스칸디나비아), 고양이 조각품, 스위스 국기가 그려진 머그잔(스위스), 알프레드 크노프Alfred A. Knopf 출판사 로고가 있는 문진(뉴욕), 커다란 땅콩 모양 통 등이죠. 그는 이것들이 자신의 “부적”이라고 해요.

부적들 옆에는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쿠킹cookin’⟩과 ⟨릴렉싱Relaxin’⟩ 앨범 재킷 이미지가 각각 프린트된 두 유리잔이 있어요. 단골 레코드 가게에서 받은 선물로, 여기에 잘 깎은 노란 연필들이 가득 꽂혀 있죠. 이 노란 연필로 글을 쓰는 거예요. 야구 선수 오가와 야스히로의 작은 조각상도 있습니다(무라카미는 열렬한 스포츠 팬입니다). 마우스패드에는 무민 만화가 그려져 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국어 교사였던 부모의 영향으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으며 자랐다. 고등학생 때는 아버지가 일본 고전문학을 암송시키자, 그 반동으로 해외 문학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와세다대학 진학 후 커피숍 겸 재즈바를 운영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두 번째 작품인 《1973년의 핀볼》을 발표한 이후 전업 작가가 됐다. — 『작가의 방』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