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옷장 속 «침묵의 봄»이다! «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

2024.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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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 띄우는 큐레이션 레터

2024. 3. 7

안녕하세요. 벌써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옷장 정리를 앞두고 계실 님에게

오늘은 유독한 옷이 어떻게 서서히 우리 몸을 망가뜨리는지를

고발하는 «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 를 소개합니다.

제목이 섬뜩한가요. 😖

그러나 앞부분만 살짝 읽어보셔도

이렇게 내용을 잘 담은 제목도 없겠다,

제목 참 잘 지었다 하실 겁니다.

바쁘시더라도 찬찬히 살펴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무신사에서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에 생각해야 할 것들

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

올든 위커 지음 | 김은령 번역 | 20,000원

님은 올해 옷을 얼마나 사셨나요. 우리 나라 사람 1명이 1년동안 68개의 옷을 산다고 합니다. 저는 연말에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를 읽고 '그래! 나도 옷을 사지 않겠어!' 다짐한 것이 무색하게도 봄을 핑계 삼아 29cm와 무신사 앱을 슬슬 들락거리고 있지 않겠어요. 상품마다 '좋아요' 를 부지런히 눌러가면서요.

그동안 패스트패션이 만들어내는 쓰레기산에 대해서는 다큐멘터리나 기사를 통해 심각성을 알고는 있었습니다만... 칠레 사막의 옷무더기산, 옷을 뜯어먹는 소, 인권이 사라진 공장 노동자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구 반대편 사정이라고도 여겼어요. 그러다가 이제야 알게 된 겁니다. 인도의 의류공장 노동자와 우리는 사실 운명 공동체였다는 것을요. 이성적으로 생각해봐도 최신의 화학 공정이 층층이 쌓인 옷의 모든 마감재와 염료의 강력한 조합이, 노동자와 소비자를 구분해 선택적으로 독성을 뿜어내지는 않을텐데 말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참담한데도 우리는 여전히 어디서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옷을 아무런 꺼리낌없이 사고 있습니다. 새옷이 다 그렇지 냄새쯤이야 가뿐하게 패스하면서요.

알고 보면 패션 제품은 우리가 취급 허가증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재 중에서 가장 복잡하고 다층적인 화학적 프로필을 지니고 있습니다. 옷은 생산부터 배송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온갖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는데도 옷의 라벨에는 주요 옷감을 제외한 나머지 화학 성분들에 대해서는 전혀 공개되어 있지 않고요. 옷은 먹는 게 아니지만, 실제로 집 먼지 안에 아조 분산염료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옷을 먹고 있는거나 다를 바 없어요. 독성 아조 먼지는 옷에만 계속 붙어 있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옷에서 떨어져 나온 이 유독 성분을 사람들은 매일 들이마십니다.

"그럼 대체 뭘 살 수 있지?" 다행인 것은 책 안에 우리가 매일 입는 옷에 숨어 있는 화학물질의 세계와 치명적인 진실 외에도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말아야 하는지, 누구에게나 안전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담고 있습니다. 님, 일단 자신의 코부터 믿으세요. 냄새가 나는 경우라면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제는 비상벨이 울려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

🧷

본격적으로 책에 들어가기 전에 추천사만 읽어도 마음이 비장해집니다. 한살림에서 장을 보고 화해 앱에서 화장품 유해 성분을 체크하는 깐깐한 소비자였던 분들이라면, 왜 옷은 생각 못했지...! 마치 허를 찔린 기분이 들 수도 있습니다. «침묵의 봄» 김은령 역자님은 옷을 사면 태그부터 자른다고 해요. 재질이나 염색소, 프린트 잉크 등이 문제였던 것을 이 책을 번역하며 알게 되었다고요. 환경서 번역할 때마다 금기가 많아진다는 역자님을 포함하여 책을 먼저 읽은 분들의 진심어린 추천사를 소개할게요.

배냇저고리부터 수의까지, 세상에 태어나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옷을 입는데도 그 유해성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코발트블루의 오묘한 색감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염료가 쏟아졌을지. 몇 달 며칠 바다를 건너 해외 배송으로 온 치마가, 인터넷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 유지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주름 방지, 곰팡이 방지, 냄새 방지 화학물질을 끌어안고 있을지. (…) 가장 트렌디한 옷을 입는 패셔니스타가 누구인지, 어떤 쇼핑몰에서 구매해야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지는 알고 있지만, 올림픽 경기장 수영장에 떨어진 물 한 방울만큼 아주 적은 양의 내분비교란물질이 우리 몸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면, 여러분을 환영한다.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쇼핑을 즐기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소연_‘당근’ 콘텐츠 에디터,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자

매일 입는 옷이 몸을 아프게 한다니. 서서히 몸을 시들게 하는 이 잔인한 죽음을 사회적 타살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과민한 반응이고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며 옷의 화학물질 문제를 일축해 온 이들을 향해 진실을 묻는다. (...) 세계 패션 산업이 굳건하게 유지되는 이면에 독성 오염 물질 사용을 규제하고 덜어내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성실하게 추적한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선택은 ‘합리적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태어난 인간은 자연 앞에서 연약하다. 자연과 타인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구분하는 옷은 빼앗길 수 없는 필수품이다. 다만, 우리가 최소한의 소비를 하고, 우리와 지구의 건강을 위협하는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책임 있는 소비자’가 된다면 세상은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생활 속 건강·환경 문제와 기업의 윤리, 느슨한 국제 환경 규제의 문제점, 소비자의 권리를 함께 고민하다 보면 ‘더 나은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최우리_한겨레신문 기자, 《지구를 쓰다가》 저자

“옷장 속 ‘침묵의 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해요.”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것은 편집자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1962년 발표된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은 해충을 잡겠다고 무분별하게 사용한 살충제가 인간과 생태계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보여 주며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 준 책이다. (...) 나 역시 새 옷을 사 입을 때면 가려움증이나 피부 발진으로 고생하곤 했다. ‘몸 상태가 안 좋은가’ ‘알러지 반응인가’ 생각하고 넘어갔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아니라 옷이 문제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화학물질로 가득한 옷을 입겠다고 동의한 적이 없다. 그러나 내가 입는 옷에 어떤 화학물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으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옷이 아무 문제 일으키지 않기를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김은령_디자인하우스 부사장, 《침묵의 봄》 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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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 MOVIE - 다크워터스 ] 2019년 폐기물질 유출로 전세계를 독성 물질 중독에 빠뜨린 미국의 화학기업 '듀폰'을 고발하고 싸운 변호사의 실화를 다룬 영화입니다. 매일경제 김유태 기자님도 책을 보며 이 영화를 떠올렸습니다. 영화 보기 | 리뷰 영상

[ MOVIE - 에린 브로코비치 ] 이 영화 역시 미국의 에너지 기업PG&E가 중금속으로 오염된 폐수를 배출한 실화입니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으로 1996년 당시 미국 역사상 최고 금액인 3억 3300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으며 승소했다고 해요. 영화 보기 | 리뷰 영상

[ BOOK - 침묵의 봄 ] 김은령 역자님이 이 책의 번역을 맡기로 결심하게 한 책입니다. 인위적인 화학물질이 생태계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처음으로 다루었습니다. 환경서의 필수 고전이지. 책 보기

[ Youtube -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 이 다큐를 보고 저포함 다들 큰 충격을 받았죠. 방통위 방송대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유튜브 영상도 100만회 이상 조회되었네요. 아직 시청 전이라면 꼭 보시기를. 영상 보기

BOOKCLUB

*『침묵의 봄』 김은령 역자와 함께 읽기

그믐 온라인 북클럽이 한창입니다. 김은령 번역가는 «행복이 가득한 집» , «럭셔리» 편집장을 거쳐 현재 디자인하우스의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침묵의 봄»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등 우리에게 익숙한 환경 분야 스테디셀러들을 번역했습니다. 도서만 있다면 북클럽 중간에도 참여 가능합니다. 책을 읽고 얻은 인사이트를 자유롭게 나누고 얻어갈 수 있습니다. 재미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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